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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음 2018 (LIGHT ROAST)

Yirgacheffe Worka + Sidamo Suke Quto


단순한 더하기가 아닌 블렌딩

커피플레이스의 시즌오리진

또다시 봄이 한발짝한발짝 다가옵니다.


아직은 제법 공기가 차가운 어느 겨울날, 

아주 잠깐 불어온 바람이 참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포근하다는 표현은 온도에 관한 것인데 이상하게도 

그날은 그 포근함이 어떤 ‘향기’로 느껴졌습니다. 

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향기는 달콤했고 아름다웠으며 편안했습니다. 

콜롬비아 COE와 에티오피아를 블랜딩 해 그러한(?) 

커피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바로 봄내음이 물씬 느껴지는 그런 커피를 말이죠. 

그렇게 시작한 봄내음 블랜드가 올해로 네 번째가 되었습니다. 

해마다 블랜딩은 그리고 로스팅은 더 어렵기만 합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을 실력이 못따라가는 탓입니다. 

많이 버리는 걸로 그저 열심히 했다는 것으로 아름다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과정에 대해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뚝딱하고 만든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단순히 섞어서 블랜딩이라고 

쉽게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언급하고 싶습니다. 그건 조금 억울하니까요. 

이가체프 워르카와 시다모 수케 쿠토를 블랜딩한 봄내음 2018. 

봄날의 햇빛처럼 모든 경계를 무장해제시키는 산미와 단향, 

잔잔히 피어오르는 꽃향기와 포근한 봄바람같이 부드러운 바디와 촉감은 

우리에게 다시금 봄이 찾아왔음을, 그렇게 우리는 아직 살아있음을, 

그 어떤 희망으로 올해를 시작해 볼 수 있음을 나직이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살아가는 것은 그렇게도 조금씩 무거워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네. 그러한 우리의 오늘에 봄내음이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오늘도 안녕히.